1983. 9. 26. 그동안의 절치부심을 뒤로하고 드디어 수원 법화산 자락에 위치한 법무연수원에서의 첫 강의를 듣게 되었다. 약간은 들뜨고 호기심 어린 기분에서 첫 강사로 나온 이어령 박사의 강의가 시작되었고 첫마디가 인생을 가장 내실있게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이 “메모하는 습관”이라고 했다. 아직도 그날 기록한 메모장이 책장 옆에 꽂혀 있다. 지금까지 40년이 지났지만 적어도 그 말은 나에게 피와 살이 되었고 명언이 되었다. 그 이후 필자는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고 그 습관은 40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변한 것이 있다면 35년 동안은 메모장이었지만 최근 5년 전부터는 핸드폰 메모장으로 바뀌었다는 것뿐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진정 고마워해야 할 분이 아닐 수 없다. 그 좋은 습관을 필자는 이런 것과 대조해 보았다. 담배를 40년 동안 피운 사람과 끊은 사람과의 차이 정도가 아닐까 ! 평생 독서하는 습관을 잘 들이는 것은 하바드 대학 졸업장 보다 낫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평생 메모하는 습관을 가졌다는 것은 인생의 큰 도약을 위한 첫걸음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적는다는 것 즉 메모는 그 내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에게 제공하고 한 번 더 생각케 한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단순히 듣는 것과 들은 것을 메모해 두는 습관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기억력, 인식력에 있어서 뇌를 자극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인생의 도약에 대한 획기적인 사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환희와 깨침을 얻게 되었다는 것을 고백하고자 한다. 바로 “움직임의 힘”이라는 사실이다. 즉 인생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고 그 움직임이 인생의 도약을 위한 획기적인 지름길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소 개념적이고 철학적인 그러나 사물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이 움직임이라는 것은 우리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살아있음의 증표이다. 즉 메모가 인생의 도약을 위한 도구로서의 역할 정도 라면 움직임은 그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움직임 그 자체는 인간 삶의 모든 것을 함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싫든 좋든 움직여야 한다는 인간생존 자체의 목적이요 근간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이라는 사실 이다. 움직임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만 이르러도 수동적 행동이 개선될 것이 고 생활 전반에 적극적이고 능동적 사고로 전환될 것이 확실하다. 이처럼 움직임의 의미는 인간사 모든 사유의 시작과 끝이요 철학의 기초 개념으로도 치환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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