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란 자리(천길 낭떠러지) 바야흐로 혼돈의 세상이다. 인간들이 사는 세상은 그런 것인가 ! 물론 고대 그리스 시대도 그랬다. 중세가 시작된 시기에 토마스 홉스는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사회를 이렇게 풍자했다. 인간은 더러운 존재이고, 세상은 만인의 만인에 의한 투쟁이라고.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는 정신을 차려야 하고 올바른 국가적 가치를 향하여 분주하게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지귀연 판사의 구속 취소 결정에 의한 대검의 석방 지휘로 한남동 자택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중 한 가지 대통령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구치소 문을 나서기 전 경호차에서 스스로 내려 걸어 나오면서 지지자들을 향하여 허리를 그것도 90도 각도로 굽혀 단정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았다. 대통령이 뭔가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사를 한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자들을 향하여 이쪽 저쪽 여러 번 단정하게 하는 것을 보고 대통령이 52일 동안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으면서 성찰의 시간을 많이 가졌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때로는 대통령은 뭔가 서러 움에 복 받쳐 울컥하는 기분 같았고 그러한 순간에도 애써 꾹꾹 그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평정을 유지하려는 힘든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대통령 인가의 여부를 떠나서 한 인간으로서 겪은 최악의 시간, 천길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진 것 같은 잠깐의 생활을 통하여 성찰의 시간과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숙성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한남동 자택으로 가서 부인과 같이 김치찌개로 조촐한 저녁 식사를 한 뒤 일체의 접견을 하지 않고 애완견과 같이 방으로 들어가서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마음으로 울지 않았을까 ! 아니 통곡하지 않았을까 ! 충분이 유추해 볼 수 있다. 필자는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고 기르지 않고 있지만 강아지들은 주인이 오랫동안 보이지 않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이유 불문하고 아무런 조건 없이 주인을 반가워하고 꼬리와 몸통을 흔들면서 품 안에 뛰어들어 그야말로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반가움의 표시를 한다고 한다. 눈물을 흘릴 줄 몰라서 그렇지 아마 인간의 경우 같으면 통곡하였을 것이다. 사람에게 많은 위로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특히 대통령의 경우 자녀도 없이 애완견을 그렇게 애지중지한다고 하던데...... 대통령은 어스럼녘에 구치소 문 앞에서 군중들에게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보였고, 그것은 그의 입꼬리 모양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대통령은 이런 말도 했다. “구치소에서 밥도 잘 먹고 해서 오히려 더 건강해졌다” “구치소는 대통령이 가도 배울 것이 많았고 성경도 많이 읽었다” 고 그의 기분이 어떠했음을 알 수 있는 자기 위로를 넘어 단순한 워딩이 아닌 처절함을 더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오스카 와일드가 생각났다. 퀸즈베리 후작의 고소로 감옥 생활을 한 그가 “감옥은 명상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하면서, “인생을 살면서 어쩌다 한번쯤 경험해 볼만하다”고 까지 했다. 그 이후 그는 많은 명저와 일화를 남겼고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 냈다. 그 외도 감옥을 다녀 온 사람들이 교도소 생활 동안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는 후일담은 너무나 많다. 정치인들은 소위 감빵 생활을 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천양지차라고 한다. 특히 대통령이야 오죽하겠냐 하는 생각이 스치운다. “대통령의 권좌에서 교도소 2평 짜리 방”이라 그야말로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기분이 아니었겠는가 생각해 보니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오랫동안의 수사 경험과 그동안 드러난 사실관계 등을 종합해 보았을 때 비상계엄을 선포할 당시 형식적 비상계엄의 제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비상계엄의 필요성 판단의 주체와 그 내용상으로 볼 때 비상계엄의 당위성 을 생각해 볼 필요가 충분하다는 입장이고 따라서 어이없는 탄핵 몰이의 희생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헌재의 판단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탄핵 절차 등이 너무나 편파적이었고 실체적 판단을 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조 없는 정치인들, 군인들, 공무원들이 부화뇌동하고 내란을 기정사실화 하기 위하여 정치인 제거 명단을 고의로 만들어 그것을 흘려 한동훈이란 사람의 생각을 바뀌게 한 후 탄핵 정족수를 채워 통과시키는 교묘함을 보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나라가 어떻게 갈지 가늠할 길이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적어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 괴벨스의 선동정치의 꾀임에 빠져 인류문명사를 더럽힌 최악의 상황으로는 치닫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 또한 그 시대 국민이 선택한 길이라 면 어떻게 하랴? 윤 대통령은 그의 진심을 읽을 수 있는 말도 했다. 구치소에 있으면서 과거 구치소에서 있었던 분들을 하나 둘씩 떠올리면서 그분들은 어떻게 이 경우를 이해하고 견뎌 왔는가를 생각했다고 한다. 아마 그 생각에는 자신이 조사했던, 이제는 적보다 더한 배신과 얕은 착각으로 탄핵에 찬성하였던 한동한과 같이 문재인 정권에 충성하면서 저질렀던 박근혜 조사, 양승태 대법원장도 아마도 틀림없이 그 생각의 범주에 들어 있었을 것으로 짐작 되어진다. 대통령은 평생을 검사로 살아오다가 역사의 조류에 우연히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 의하여 구속되어 교도소에 가고 조사를 받았을 것이다. 이것은 검사의 숙명이니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법 논리와 정의와 형평에 맞는 수사였느냐가 문제이고 그것이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억울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죄 있는 사람들을 조사하여 소위 깜빵에 보내는 사람이니까 ! 이러한 여러 가지 대목이 앞으로 대통령이 현직에 복귀하게 된다면 좋은 경험으로 작용하여 적지 않게 국정 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할 것 같다. 깊이 있는 국정 수행을 견인해 주리라 짐작된다. 김치찌개를 먹고 모든 사람들의 접견을 물리치고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 아니 주위에 포진되어 있는 수많은 공무원들 특히 정치인들을 믿을 수 있을까 ! 아마도 환멸을 느꼈을 것이다 !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그랫듯이 말이다. 그래서 교도소 문을 나오면서 환호하는 국민들을 향하여 90도 각도로 허리를 굽혀 그것도 여러 번 두 손을 모으고 공손하게 인사한 그 마음 속 깊은 배경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참으로 믿을 것은 국민들밖에 없다고 하면서, 한없이 고마웠을 것이다. 정치에 휘둘리고 있는 헌재 재판관들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여부를 떠나서 대통령이란 자리의 허망함과 인생의 허망함을 뼈 속 깊이 느끼지 않았을까 ! 유추해 본다. 2025. 3. . 김 춘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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