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사랑, 인생 그리고 나
이름     김춘근 날짜     2014-10-17 15:01:08 조회     10067

천사의 머리카락이 흩날리며 있고
하늘에 떠 있는 아이스크림 성과
거기 날개깃으로 뒤덮인 계곡
난 구름을 쳐다보며
곧잘 그렇게만 생각했었지
그런데 구름이 태양을 가리우고 나니
온통 비와 눈이 아니겠어
많은 일들을 하고 싶었는데
구름은 내 갈 길을 막아버렸지
그제서야 구름의 두 면을 봤던 거야
위쪽에서 또 아래쪽에서
그런데도 왜 그럴까
내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건
여전히 구름의 환상뿐이니
그러니깐 실제론 구름에 대해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셈
진정 구름이 뭔지 난 알 수가 없네.......

꽃밭에서 뛰놀던 시절
동화가 실천되는 세계
사랑이란 그런 것이려니
그렇게만 생각했었지
그런데 현실은 그런게 아니잖겠어
네가 웃으며 떠나가는 건 좋아하지만
제발 남들에겐 아무 말 말아줘
비밀을 드러내는 건 싫으니까 말이야
이제야 사랑의 두 면을 봤던 거야
성공에서 실패까지를
그런데도 왜 그럴까
내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건
여전히 사랑의 환상뿐이니
그러니깐 실제론 사랑에 대해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셈
진정 사랑이 뭔지 난 알 수가 없네......

눈물을 보일까봐 두려워하면서
아직도 자존심을 못 버린 채
너를 사랑한다고 소리치고 있었어
인생이란 꿈같은 계획과
서커스의 사람들인 양
곧잘 그렇게만 생각했었지
그런데 날마다 살고는 있으면서도
뭔가를 잃고 있었고, 잃어버리면서도
뭔가를 얻으며 사는게 아니겠어
이제야 인생의 두면을 봤던 거야
승리에서 패배까지를
그런데도 왜 그럴까
내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건
여전히 인생의 환상뿐이니
그러니깐 실제로 인생에 대해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셈
진정 인생이 뭔지 난 알 수가 없네......

(죠니미첼의 시, 쥬디 콜린즈의 노래)


그렇다,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사랑도 인생도......
그러기에 하물며 누구에게 사랑을 말하고
누가 누구에게 감히 인생을 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난 이제 와서 후회 같은 건 없다.
다만 다시 태어난다면 꼭 같은 인생을 걷고 싶지는 않다.
그늘지고 낭비적인 세상을 무언가 좀 더 생산적인 시간으로
돌리고 싶다.
그런 욕망이 항상 내 안에 꿈틀거리고 있었다.

욕망, 나는 욕망의 사나이였다.
미지에 세계에 대한, 지식에 대한,
사랑에 대한, 자연과 아름다움에 대한,
진리에 대한 끝없는 탐구자였고 욕심쟁이였다.
또 쓸데없고 낭비적인 허영에 대한......

안개 저편에서 어설프게 나타나는 그림자처럼
조금씩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을 때
이미 해는 기울기 시작했고
인생은 완연히 초가을에 진입한 느낌이다.

이 지천명의 시기에 난 생각하고 또 고뇌한다.
무엇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하여튼 재미있게 멋있게 더불어서 살고 싶다.
앞으로 갈 여정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지나간 어제를 회고하면서
나를 증거해 줄 이 소중한 나머지 시간들을 인간답게
진실되게 재미있게 살고 싶을 뿐이다.

나의 로망과 인생을 위하여.......



2010. 10. 5.

흘러가는 흰구름을 바라보면서......

관경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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