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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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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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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
날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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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6 15:49:11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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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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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버지의 사망 신고서를 제출했다. 동사무소 담당 아가씨께서 "6개월이 넘었으니 과태료를 많이 물어야됩니다"라고 하기에 "네"라고 답했다. 최고 벌금 5만원이라고 하기에 담당 아가씨에게 5만원을 드리고 왔다. 조금있으니 전화가 왔다. 받으니 친절한 그 동사무소 담당 아가씨였다. 과태료는 4만원이니까 1만원을 찾아 가라고 한다. 이 보리 흉년에 1만원이 어디야!~ 1만원을 찾으려 가면서 그 친절한 동사무소 직원에게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해야 겠다.
전 아버지께서 워낙 건강하셔서 5년이나 10년은 더 사실것이라고 믿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셨다. 지난 겨울 전장터와 같았던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꼬박 일주일동안 당신과 같이 한잠도 자지 못하고, 생과 사의 순간들을 맞으며 순간 순간 경고음에 마음 졸임에도 무덤덤하던 간호원 아가씨들에게도, 당신은 호랑이라도 잡으실것 같은 그 기개는 어디 가셨는지 조용히 잘 견디시며 퇴원하라는 그 기븜으로 나오셨는데,
콩팥에 그 조그마한 돌 하나때문에 그렇게 당신의 생을 마감하시다니,
그날 아침에 가픈 숨을 쉬시면 당신의 손을 내어 저어시면 무슨 말씀을 하실려는데, 당신께선 그 아무런 말씀도 하시지 못하고 큰 아들이 당신의 입 가까이에 귀를 갖어다 대었지만, 당신은 결코 훈 없으신 말씀만 저에게 하시고는 편안한 마음으로 가셨습니다. 당신이 편안한 마음으로 가셨는지 불편한 마음으로 가셨는지는 모르지만, 당신이 목청밖으로 나오지 않고 기어가는 목소리로 제게 하셨던 그 말씀은, 아마 제가 느끼기로는 "너 엄마를 부탁한다"는 마지막 말씀인 것같았습니다.
아버지! 그래서 저는 당신이 아끼시던 당신의 여인이시던 어머님을 제 곁에 계시게 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제가 그 결정을 하고 실행하는데는 당신이 생각하시던 이상의 고통은 제가 감수하며 끝끼지 당신의 그 아내를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약속드릴께요. 아버지!!!
아버지 당신은 그 많은 지식으로 많으신 분들에게 휼륭하시다는 말씀을 들었셨지만, 저 세상에 가셔도 당신의 그 지식은 그기에 계신 모든 분들께서 좋아하시던가요?
저는 오늘도 아버지께서 태평양전쟁의 일제 강점기때 일본군의 군무원으로 저기 남태평양 남양군도 펠로우섬에 가셔서, 미국들의 총탄을 온몸으로 받으셨던, 당신의 육신에는 탄흔 자욱이 여기 저기 계시더이다. 두개의 큰 전쟁을 몸으로 받으시며 근대화의 물결에 애환도 많으셨을 그 시절의 아버지들... 그래요! 아버지 오늘도 전 당신께서 평생을 사셨던 그 마을에서 당신의 환영을 그려 봅니다.
아버지! 당신이 이세상에 계실때 당신의 호가 "滋島"라는 사실을 안것은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나신 후였습니다. 그래도 당신 아들은 그것도 모르면서 자기 호를 "序展"이라고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아버지! 이 무례함을 용서하옵소서.
아버지! 당신이 저 세상에서 아직도 살아계신 어머님께 전화를 할실것 같아 전화는 해지 않았는데, 혹이나 이렇게 힘들어 하시는 어머님께....
오늘은 무정하게도 아버지! 당신이 이세상에는 계시지 않다고 이세상의 행적을 지웠습니다, 이 아들을 용서해 주세요.
아버지! 당신이 사랑하고, 좋아하셨던 당신의 아내도 멀지 않은 시간에 당신곁으로 가실것 같습니다.
그때 아버지께서 당신의 아내를 위하여 어머님을 꼭 껴안아주세요. 사랑합니다. 아버지!!! 당신에 대한 더 많은 얘기가 있지만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아버지의 사망 신고를 하고.... 지금 이 순간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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