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라, 흐르는 강물에게
이름     김춘근 날짜     2016-03-07 15:01:54 조회     1414

새벽의 푸른빛과 고독이 몸을 감쌀 때

물어라, 흐르는 강물에게.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그 많은 아침들과 고요한 순간들,

위로와 희망이던 음악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를,

꽃들과 사랑은 왜 빨리 시들고

사랑하는 이의 미소는 왜 오래 머물지 않는지를.

그러면 강물이 웃으며 답할 것이다.

우리에게 시간이 있기는 한 건가?

우리가 누구이고, 왜 삶이라는 혼돈을 견디며

황무지에서 헤매는지를 배울 시간이 있다면,

제비꽃과 질경이와 뿔냉이가

왜 여기에서 피고 지는지를 배울 시간이 있다면.


오, 우리 존재가 곧 시간인 것을,

그러므로 시간이 없다고는 말하지 마라.

다만 우리에게 일만 년을 써도 다함이 없는 지혜가 있다면

다만 우리에게 불멸의 시 몇 편이 있다면

흐르고 흘러도 다함이 없는 강물에게

그 지혜와 시를 들려주었을 텐데,

남은 것은 빈손, 어리석음, 후회의 날들뿐이다.

누구인가, 우리 안에서 이토록 괴로워하며 몸부림치는 자는,

물음은 오직 고독한 여행자의 것,

다시 강물에게 물어도 좋으리.

지혜의 처음과 끝을 붙잡으려고

온갖 현묘한 것들이 흘러나오는 문 앞에 서 있는 이에게

늦었다고, 너무 늦었다고 말하지 마라 !

지금은 황금빛 기쁨이 사라지고 저녁이 오는 때,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먼 길을 돌아온 나는 누구이고, 왜 여기 혼자 서서

강물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지를,

물어라, 흐르는 강물에게 !




* 독일의 낭만주의 시인, 소설가이면서 여행가인 헤르만 헤세의 작품입니다. 
  더 넓은 인도 대륙을 여행한 뒤 탁류가 흐르는 갠지스 강을 바라보면서 솟구쳐 오르는
  감회를 감당할 수 없었던지 격정적으로 읊은 서정시입니다.
  아름다운 것이 매력적인 것은 그것이 곧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명정한 진리앞에서 
  서로를 위로하면서 기나긴 고통의 강을 건너지 않으면 안된다. 고 말한 독일 낭만파의
  거장이었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인간의 무자비함과 악마적 속성을
보았는지 한동안
  모든 것을 체념한 채 나무들과의 교감, 정원 가꾸기
등으로 정신적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도 하였고 장시간의 인도
대륙 여행을 통하여 인간 삶의 희노애락을 보고 듣고 하면서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다고 합니다.

  이 시기 헤세는 화병에서 죽어가는 백일홍을 보면서 모든 생명이 품은 죽음과 삶의 무상함을
  날카롭게 직시하면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지요.

  화병 속에서 서서히 빛이 바래 죽어가는
  백일홍을 바라보며 나는 죽음의 춤을 체험하지.
  삶의 무상함에 대해 슬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중히 받아들일 수 있다네. 가장 무상한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이지.
  그래서 죽음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꽃이며
  가장 사랑스러운 것일 수 있다네.


  벌써 춘분이 지난지가 한참되었는지 일교차가 크고 한낮에는 초여름 기운까지도 감돌고 있습니다.
  목련꽃, 매화꽃, 산수유꽃이 저마다 독특한 향기를 발산하는 것이 마치 폭발하듯 불꽃으로 점화되어
  태고적 욕정을 자아내 듯 보입니다. 이때 인간의 감성을 어루만지는 책 한 권 손에 넣고 사색의 오솔길을
  걸어가 보자구요

 
 성공은 주관적이다, 행복은 더 주관적 개념이다, 그러나 출세는 다소 객관적이다.
 출세는 오랫동안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는 자가 사회를 위하여 드디어 봉사의 길로 나아가는 때이니까
 누구나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줄 아는 사람은 영웅입니다.
 성공자입니다. 그리고 인류에게 무언가의 족적을 남기는 선각자입니다.
 지구상에는 78억 명의 사람이 있는데 성공 또한 78억 개의 성공이 있는 것입니다.
 돈, 지위, 학력이 높다고 해서 성공한 사람도 행복한 사람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헤세의 시를 읽고 터져 나오는 격정에 잠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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