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산에 오르다 그저 산이 좋아 산에 간다 생각을 가다듬고 왠지 고독해지고 싶고 덤으로 호연지기를 위한답시고 산에 가지만 갈수록 산이 좋아지는 마음이 더해 간다 산에 가면 친구들이 많다 낙엽, 바위, 꺾어진 나뭇가지, 돌 틈에 난 이끼, 비바람에 쓰러진 고목뿐만이 아니라 새싹도 있고, 이름모를 들꽃, 계절을 망각한 꽃들이 있기에 소소한 대화가 기다리고 있어 좋다 산에 오르면서 살아가는 의미를 자연을 통하여 살펴보고 갈 때마다 조금씩 변해가는 산의 변신에서 살아있음과 즐거움을 느껴서 좋다 뭐니해도 최상의 기쁨은 혼자서 갈 때 속절없이 내 마음에 자리한다 정상에 올라 발밑을 조감해보면서 힘든 뒤의 성취감에 잠시나마 도취할 수 있기에 더욱 좋고, 산을 오르면서 인생의 오름과 내림의 숙명 앞에 잠시 허공을 보는 것은 모든 것을 뒤로한 오르가슴이 아닐 수 없다, 또 내일의 의미있는 산행이 기다리고 있기에 산과 더불어 숨쉬면서 즐거운 하루를 도적질한다. 산아 미안하다 이 모든 오물들을 받아줘서 ! 2022. 1월의 어느날 김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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