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사 탐방 ( 羅勳兒 論) * 돌아온 나훈아 * 나훈아가 돌아왔다. 10여 년 전 그는 “가수는 꿈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그 꿈을 잃어버렸고 그래서 무대에 설 수가 없다“ 면서 훌쩍 떠났다. 당시 필자는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자신이 가야할 길을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구나, 그 고뇌의 결단력과 자신감 그리고 철저한 프로정신이 멋지다“ 라고 그렇다 일가를 이룬 한 예인의 멋진 모습으로 비춰졌던 것이다. 부연하자면 세간의 가볍기 그지없는 억측에도 불구하고 그의 뒷모습은 확신에 찬 평정자의 모습 그대로였다는 말이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훌쩍 넘긴 2017년 어느 날 ”이제 그 꿈을 찾았고 남은 생을 죽을 각오로 꿈을 펼쳐 보이겠다“ 면서 조용히 돌아왔다. 형식은 나훈아답지 않게 조용했다, 그러나 그 내면에 흐르는 기운과 파급력은 獅子吼(사자후)였다. 돌아온 장고가 아니라 나훈아의 필연적 귀환으로 보고 싶다. 그 이유는 방송용 국민가수가 아니라 바로 나훈아이기 때문이리라 ! 나훈아 ! 결코 비주류나 기인이나 괴짜의 부류에 속할 수는 없는 사람, 그렇다고 오만하기 그지없는 천재도 아닌 것 같다. 분명한 것은 그는 대중음악의 천재라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그를 의도된 비주류, 기인, 괴짜라는 사실에는 일정 부분 동의한다. 그가 돌아오자 도하 각 언론, 가요계가 야단법석이다. 이 야단법석이 역설적이게도 나훈아라는 한 가수에 대한 정당한 대접으로 승화되었으면 한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 그에게 정당한 대접을 하지 못했다. 그를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으로서 그는 무언가 몹시 서운했을 것이라 짐작되고도 남음이 있다. 부연하면 방송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그를 의도적으로 제외시키고 폄하하는 행위를 하여 온 것이 실증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제부터라도 이 외로운 천재에게 정당한 대접을 해 주어야 한다. 그게 음악적 수혜자로서 우리가 감내해야 할 응당한 반대급부가 아닐 까 생각한다. 적어도 대중가요에 관한 한 시대를 앞질러 외로운 고투를 하고있는 그에게 말이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고독하게 끝없이 내면으로만 침잠하도록 만들었던 가 ! 그 필연의 내적 動因은 있었다고 推論해 본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영원히 함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不遠將來(불원장래) 음악적 성취를 통하여 퇴장하는 뒷모습에 모든 것을 含意(함의) 置換(치환)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유추는 해 볼 수 있다. 나훈아는 적(?)도 많다. 정확하게 꼬집으면 시기, 질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찬·반도 확실히 갈린다. 마치 그것을 간파하고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늘 말해왔다. “스타는 30%의 죽도록 싫어하는 사람이 있어야 상반되는 30%의 사람들도 죽도록 좋아한다“ 고 그러나 나훈아의 경우 그 싫어하는 30%도 사실은 그의 뮤지션으로 서의 능력과 매력을 보지 않고 그의 외모에서 풍기는 강한 인상과 카리스마, 넘사벽 같은 외길 음악 인생의 아우라, 음악적 장르에서 오는 이질감 등 표피적 선입견에 기인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가정사, 풍문 적어도 그건 아니다, 인간 나훈아에겐 그건 하나의 예술적 에너지의 質料(질료)로 작용할 뿐이라 확신한다. 소위 曲直向前 福慧雙全(곡직향전 복혜쌍전)의 한 과정일 뿐이다. 한 분야의 거목일수록 그 드리우는 그림자 또한 크다. 인간은 어리석게도 거목의 그림자만 볼 뿐 거목이 주는 시원한 그늘과 산들바람과 향기로움을 보지 못한다. 단점만을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위무하는 못난 모습만을 연출하기에 바쁘다. * 나훈아의 정체성 * 나훈아 ! 그는 한 시대만을 대변하고 풍미한 가수가 아니었다. 바로 이 점이 동시대 가수들과 다른 나훈아의 특이점이고 가황임을 증명하는 실질적 증거임에도 심지어 가요전문가들까지도 애써 이야기하는 것을 회피하거나 이해득실에 따라 왜곡하거나 모르고 있다. 그 한 예로 일부 몰지각한 가요평론가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 가수를 띄우기 위하여 객관성이 극히 떨어지는 허울좋은 여론 조사 등으로 반복적으로 폄하하는 짓을 해 오기도 하였다. 비극일지 모르나 이런 점이 역설적이게도 나훈아의 끈질긴 생명력과 野性성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부연하자면 동시대 활동했던 가수치고 끊임없는 작사, 작곡을 통하여 시대에 맞는 히트곡을 양산해낸 가수가 대한민국에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저 60년대, 70년대의 흘러간 가수로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훈아는 그렇지 않았다. 70년대의 가수로 분류되겠지만 반세기 이상 다양한 색깔로 대중에게 다가왔고 위안과 위로를 주고 있다는 진행형 가수라는 놀라운 사실이다. 언론과 방송에 얼굴을 비친다고 현역이고 흔해 빠진 국민가수는 아니 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54년 전 데뷔한 이래 실질적으로 한 번도 비주류, 언더의 길을 간 사람이 아니었다. 시대의 흐름과 대중의 마음 을 읽을 줄 아는 뮤지션으로 만능엔터테이너로서의 능력을 발휘한 유일한 가수였다. 그는 시대를 달리하는 끊임없는 히트곡으로, 작사∙작곡가로 영원한 추억이 었고, 현역이었고 가요사 최고 최대의 증거인이었다.고 말해 주고 싶다. 어떤 가요 전문가는 말한다, 나훈아 이후의 한국의 전통가요(요즘은 일본식 발음인 트로트라고 명명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우리의 이름을 찾아야 할 것임)는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고, 그 이후는 모방이요 아류요 기껏해야 주류 음악에서 밀려나 먹고살기 위하여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신세로 전락이 되었다고. 여기서 진부한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으나 그가 가황임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데이터 하나를 짚어 보면 이렇다. 전 국민들이 애용하는 노래방 수록곡이 무려 220여 곡으로 최다이고 노래방 등에서 불리어 지는 노래를 가수별로 통계를 내었을 때 2위와 압도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반영이라도 하듯 월 저작권료 수입 또한 2,000년 이전 가수중 수십 년째 최고라는 사실이다. 이보다 더 확실한 국민적 지지와 통계수치는 없다. 다른 예시가 많이 있지만 모든 것을 且置(차치)하고서라도 이 사실 하나만 으로도 그의 가요사적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는데 구구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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