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답사를 다녀와서..........
이름     김춘근 날짜     2014-10-06 15:06:01 조회     790

때로는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때로는 모든 것을 접어 두고......
일상의 지루한 반복으로부터
가끔은 일탈하고 싶은 것이
의식 있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보통의 정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더욱이 이 좋은 계절에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좋은 분들과 잠시나마 뜻있는 답사를 하면서
정담을 나눌 수 있다는 것,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행복은 크고 거창하고
요란스럽지 않기에 이것이 진정 행복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직은 초봄의 추위가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계절은 속일 수 없어 연초록빛
나뭇가지에 움트는 생명의 탄생에 귀 기울이면서......
산사의 정취에 탄성하면서......
고승의 인생관과 철학에 귀 기울인 시간 시간들......
모두가 좋았고 행복했다.................................


멀리 고향을 떠난 지 사십여 년 만에
희어진 머리를 깨닫지 못하고 돌아왔네,

새 터의 마을은 풀에 묻혀 집은 간데없고
옛 묘는 이끼만 끼어 발자국마다 수심에 차네
마음은 죽었는데 한은 어느 곳으로부터
일어나는가,

피가 말라 눈물조차 흐르지 않네
이 외로운 중 다시 구름따라
떠나노니
아서라, 수구한다는 말 참으로 부끄럽구나

1834년 초의선사가 58세 되던 해, 사십여 년 만에 고향에 찻아간
감회를 적은 이 한 편의 시가 나의 귓전을 아직도 맴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 그가 겪었을 인생의 고뇌와 허무을 조금이나마 음미할 수
있고 미구에 닥칠 우리 모두의 자하상이기 때문이 아닐까!

초의선사는......
계급, 돈, 지식만이 최고의 선인 양 떠들어대면서 갑론을박을 할 때
진정한 삶의 진리를 찾아 절치부심 고뇌하던 사람이었다.
세상에 온 이유가 진정 세속적 출세나 돈 때문이란 말인가
나는 누구이며, 나는 왜 사는지 나의 진정한 삶의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뇌가 있었기에 그의 시 한편이 더욱 빛
나는 것이 아닐까 !
끝없는 수행을 해 왔지만 아무것도 남는 것은 없고
도를 깨칠려고 아무리 쪼그리고 앉아 있어도 온갖 잡생각만 맴돌 뿐
아무것도 잡히는 것이 없었다는 그의 솔직한 고백이 오히려 더 신선
하게 인간적 연민을 자아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 들어서 진정 참을 수 없도록 괴로운 것은 죽음도 돈도 학식도
명예도 아니더라. 자기 자신을 진정 용서할 수 없을 때라는 그의
체험적 수기가 나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향토사 회원 여러분 !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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