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노래
이름     김춘근 날짜     2015-02-20 22:27:59 조회     6080


           봄날은 간다


손로원 작사
박시춘 작곡
백설희 노래


 1)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2)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3)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흰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본 곡의 탄생 배경)



1945. 화사한 봄날인데도 금강산의 계곡물은 차가웠다.


상복을 입은 손로원이 무릎을 꿇고 있는 어머니 묘소에도


무성한 나무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연희전문 문과를 나온 부잣집 외아들 손로원은 조선8도를


두루 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리고 시를 썼다.


2차대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을 때라 어수선한 시국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저것이 마음 붙일 데가 없어 낭인처럼 싸돌아 다니는 거지,


지도 장가를 들고 자식을 낳게 되면 고향에 와 눌러앉게 되겠지..“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한 어머니는 아들의 방랑병을 이해하면


서도 구름처럼 떠돌아다니는 자식을 그리워하며 혼자서 눈물


짖곤 했다. 남편이 살아 있을 때 보다도 더 많은 농토를 일구며


농사를 짖던 그의 어머니는 결국 과로로 돌아가시게 됐다.


노원이 장가 드는 날 나도 연분홍 저고리와 치마를 장롱에서


꺼내 입을 거야, 내가 열아홉 살 때 시집을 오면서 입었던 그


연분홍 저고리와 치마를...“


어머니가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간신히 남긴 이 말은 곧 유언이


되었다


객상을 당한 불효자 손로원은 어머니 무덤 앞에서 지난날을 사죄하며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금강산과 인접해 있던 그의 고향 철원은 휴전을 앞두고 격전이


벌어졌던 곳.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으로 전쟁 막바지인 1953


봄 이 노래의 작사가 손로원은 봄날은 간다를 작사했다.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떠 올리면서....



  (감상평)


이 노래는 인생의 무상과 희노애락을 애잔하면서도


서글픈 서정으로 노래하고 있다 


동시에 삶의 고단함과 무게감도 느끼게 한다. 


그러면서도 우리들 삶의 보편성에 닿아 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에 울림을 주고 절절히 눈물짖게 한다 


봄날은 간다


예전엔 몰랐다. 


이 노랫말이 가슴으로 절절하게 스며들어올 때는


이미 우리의 삶은 봄날이 아니다. 


사랑도 우정도 정점을 지나가야


가슴에 절절함이 박힌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떠나 보내고 떠나와야 한다. 


머물러 있는 것 들은


언젠가는 흐르게 마련이다. 


우리는 서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늙는다. 


어느날 문득 거울을 보니 늙은이 하나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젊은 날의 내가 나를 떠났음이다. 


이 노랫말 속에 연분홍 치마, 옷고름, 산제비, 성황당도


우리 곁을 떠난 그리움의 것들이다. 


알뜰한 그 맹세만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지고 있을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몇번의 봄을 맞을 것인가.


그래서 우리 정서에는 봄날은 온다 가 아닌봄날은 간다 가


더 가슴에 와 닿는 이유에서다. 


가는 봄이 서러워 다시 눈물 나오는 것은


오늘 내리는 저 눈, 저 비에 눈물을 보태 가슴 속에 더 절절하게


흐르는 걸까 


누구 에게나 봄날은 있게 마련이고


아이러니 하게도 누구 에게나 봄날은 끝나게 마련이다. 


숨쉬는 공기처럼 누구나 봄날의 끝을 안고 있지만


막상 끝나는 봄 앞에 서면 그 사실을 못내 받아들이기 힘겹다.


청춘이 그러하듯


겨울의 끝 봄날이 그러하듯 


지나고 나면


사랑도 편린처럼 짧기만 하다.


지나고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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