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저녁, 단테는 베르길리우스를 따라가다 기진맥진하며 절망한다.
그러자 베르길리우스는 이곳까지 오게 된 이유를 설명해준다.
베르길리우스가 지옥이나 천당에도 가지 못하고 연옥에 있을 때 베아트리체라는 아름
다운 여인이 찾아왔다.
그 여인이 단테를 과오에서 인도해달라며 베르길리우스를 보낸 것이다. 베르길리우싀 도움을 받지 않고는 신의 사랑에 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다시 용기를 얻은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아 길을 나선다.
해질 무렵, 두 사람은 지옥의 문턱에 도착했는데 문 위 돌에 이상한 말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슬픔의 나라로 가는 길이다. 나는 영겁의 고통으로 가는 길이다. 나는 영원의 파멸로 가는 길이다. 이 문을 지나자 아케론 강가에 와 있었다.
두 사람은 이제 지옥을 바라보고 선다. 암흑 속에서 이상한 외국어와 방언으로 아우성이
치는 소리와 몸부림치는 소리, 차마 들을 수 없는 비명소리가 참혹하게 들려온다.
제 1지옥에서는 호메로스, 헥토르,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히포크라테스
등이 있었다. 단테는 중세 기독교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이런 위인들을 지옥에
있게 한 것이다. 하지만 단테가 그들을 보는 마음은 측은함이지 징벌의 의미는 아니었다.
제2지옥에서는 이성을 배반하고 욕정에 빠진 자들이 있는 곳으로, 망령들은 불어오는 태풍과 모래와 먼지의 고통을 받으며 암흑 속에 떨고 있었다. 쾌락에 젖어 이성을 망각한 응보였다. 그곳에서 온갖 사랑의 이야기를 듣고 단테는 비통함에 젖어 정신을 잃고 만다.
그가 의식을 회복했을 때는 이미 제3지옥 앞에 서 있었다.
제3지옥은 미식가와 폭식가의 지옥이었다. 살을 에는 듯한 눈보라와 우박이 미친 듯이
쏟아지는 곳으로, 실컷 먹어도 배가 차지 않는 케르베로스라는 삼두견이 살을 찢고
있었다.
제4지옥에서는 축재할 줄만 아는 인색한 사람들, 그리고 낭비로 일생을 보낸 방탕아들이 다투고 있었다. 이들은 거대한 바위를 힘껏 굴려 맞부딪치고는 그것을 다시 굴리며 되돌
아 갔다가 또다시 부딪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한쪽에서 너희들은 돈만 모으려고 하느냐 ? 하고 외치면, 또 한쪽에서는 너희들은 왜 낭비
만 하고 있느냐 ? 하고 외쳤다. 그중에는 성직자들과 교황, 추기경들도 있었다. 그들은 인간의 덧없는 허영과 부귀영화, 야욕으로 인한 형벌을 받고 있었다.
제5지옥은 분노에 몸을 맡긴 자들의 지옥이었다. 스틱스라는 무서운 늪이 있고, 늪 가운데
에는 디테라고 하는 증오의 성이 높이 솟아 있었다. 이 늪에서는 검은 탁류가 흘렀는데,
진흙투성이 망령들이 하반신을 진창 속에 담그고 서 있었다. 분노의 형상은 너무나 처참했다.
제6지옥은 쾌락을 생활 최고의 원리라고 주장한 에피쿠로스주의자들이 벌받고 있었다.
제7지옥은 폭력을 행사한 죄인들이 머리는 황소이고 몸은 사람인 미노타우로스에 의해
감시받고 있었고,
제8지옥에서는 사기 친 최인들이 있는데 열 개의 골짜기로 나뉘어 있었다.
제9지옥에는 반역의 죄, 폭정의 죄를 지은 자들로, 예수를 배반한 유다, 아우를 살해한
카인 등이 참혹한 벌을 받고 있었다.
지옥의 무서운 터널을 빠져나온 두 사람은 어느 섬의 해변에 도착한다.
그곳은 연옥산 기슭이었다.
죄를 씻고 영적 구원을 받을 만한 희망이 있는 망령들이 천국으로 가기 전에 수양하는
곳이다. 천사들은 이곳에서 단테의 이마 위에 칼로 참회해야 할 죄 ‘peccata'를 의미하는
"p"자를 새겨준다. 죄의 이름은 오만, 질투, 분노, 태만, 탐욕, 폭식, 애욕의 일곱가지.
이런 죄들은 벼랑을 차례로 지나면서 하나씩 씻긴다.
이 모든 죄를 씻고 나면 영혼들은 구원을 받게 되고, 이어 지상 낙원을 오를 수 있다.
그곳에서는 남이 잘못되는 것을 기도했던 사람, 게으른 사람, 인색한 사람, 폭음과
폭식했던 혼들이 고행을 쌓고 있었다.
두 시인은 암석이 톱니처럼 늘어선 속죄의 험한 길을 겨우 올라갔는데, 거기에는 여덟
개의 고리모양 길이 나 있었다. 제1환도는 겸양의 미덕을 배우는곳, 혈통의 존귀함에 자만심을 느끼고 예술의 가치만을
높이 여기며 동료를 존경할 줄 몰랐던 화가 등이 죄를 고백하고 있었고, 그곳을 지나가자
단테의 이마 위에 새겨진 P자의 상처 하나가 사라진다.
두 시인을 험한 계단을 올라 제2의 환도로 나온다.
제2환도는 질투의 죄를 씻는 곳. 사람들의 광경이 너무 가련해 단테도 눈물을 흘린다.
이곳을 나오자 제2의 P자가 또 사라진다.
제3환도는 분노의 죄를 지은 자들이 죄를 씻는 곳.
2일째 밤이 되어 그들은 제4환도의 태만의 연옥에 들어선다.
제4환도는 육체의 욕망에 굴불한 사람들이 죄를 씻는 곳, 단테는 이곳에서 세이렌의 유혹
을 받기도 한다.
제5환도는 재물을 탐낸 죄인이 있는 곳 . 나의 영혼은 먼지에 불과하다 라는 시편 구절을
되뇌며 망령들이 슬픈 소리로 회개하고 있었다.
제6환도는 폭식의 죄를 씻는 곳, 현세에서 폭식하던 사람들이 눈앞에 산해진미를 차려놓고
도 단식의 고행을 하고 있었다.
제7환도는 정욕에 빠져 타락한 사람들. 음욕의 죄를 저지른 자들이 죄를 씻고 있었다.
이곳을 지나니 해질 무렵이 되었는데, 어디선가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여왔다.
마음이 깨끗한 자에게 복이 있도다
그 노랫소리와 함께 천사가 나타난다.
단테는 베아트리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화염 속으로 돌진한다.
그의 몸은 타는 듯 뜨거웠다. 그렇게 최후의 죄가 사라지자 단테의 이마에 남아 있던
마지막 P자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지금까지의 인도자였던 베르길리우스는 나는 나의 힘이 미치는 예술과 지혜로써 그대를 이곳까지 인도하였다. 이제 나의 임무는 끝났다.
앞으로의 길은 험하기는 하지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하며 이별을 고한다.
지상낙원에 닿은 단테는 베아트리체가 직접 그를 마중 나올때까지 그 근처를 산책한다.
바로 그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