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소 아홉마리의 교훈
이름     김춘근 날짜     2014-10-20 11:57:57 조회     1438

한 의사가 아프리카의 어느 외진 마을에서 의료봉사를 하면서 외국에서 선진축산기술을 배우고 돌아온 마을의 젊은 청년을 알게 되었다. 그는 부농임에도 가난한 조국을 위해 일해야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훌륭한 청년이었다.

그 마을에는 독특한 결혼 풍습이 있었는데, 그것은 청혼을 할 때 남자가 암소를 끌고 처녀의 집으로 가서 “암소 받고, 딸 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특등 신붓감에게는 암소 세 마리, 괜찮은 신붓감에게는 암소 두 마리, 그리고 보통의 신붓감이라면 암소 한 마리로도 결혼을 승낙 받을 수 있었다.

어느 날 의사는 이 청년이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어디론가 가는 것을 보았다. 누군가에게 청혼을 하러 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청년이 몰고 나온 청혼 선물은 살찐 ‘암소 아홉 마리’였다. 그 마을에서 암소 아홉 마리라면 당장이라도 부자의 반열에 낄 만한 엄청난 재산이었기에, 도대체 그 상대가 누구인가를 궁금해 하면서 모두들 저마다 술렁이고 있었다. 청년은 마을 촌장의 집도, 마을에서 가장 부자인 농장의 주인집도, 마을의 학교 여선생님의 집도 그냥 지나쳤다. 그렇게 한참을 걷더니 어느 허름한 집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는 그 집 노인에게 청혼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노인의 딸은 큰 키에 비해 너무도 마르고 약해보이는 초라한 여자였다. ‘암소 한 마리’로 청혼을 할 상대에 불과한데 ‘암소 아홉 마리’를 데리고 간 것을 보고 동네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 처녀가 마법으로 청년을 홀린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게 되었다.

그 후 의사는 의료봉사를 마치고 본국으로 되돌아 왔다. 가끔 그 청년을 생각할 때마다 그 때 왜 아홉 마리의 소를 몰고 그 보잘 것 없는 처녀에게 청혼을 했는지 궁금해지곤 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휴가 차 다시 그 마을을 찾아간 의사는 큰 사업가가 되어있는 옛날의 그 청년을 만났고,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았다. 식사를 하면서 의사는 그에게 청혼선물로는 과도하게 암소 아홉 마리를 건넨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는 방끗 웃을 뿐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궁금증만 더 커져갈 무렵 커피를 들고 한 여인이 들어왔다. 아름답고 우아한 한 흑인 여성이었다. 유창한 영어와 상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미소까지...의사는 마음속으로, ‘아! 이 사람이 그때의 말라깽이 처녀 말고 또 다른 아내를 맞이했구나. 하긴 저 정도는 되어야 이 사람하고 어울리지.‘ 라고 생각했다. 그때 사업가가 천천히 말을 시작했다. “선생님, 저 사람이 그때 제가 청혼을 했던 그 처녀입니다.”

의사의 놀란 모습을 보고 사업가는 말을 이었다.

“저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저 사람을 사랑했고 저 사람과의 결혼을 꿈꿔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마을에선 몇 마리의 암소를 받느냐가 여자들의 세계에선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저도 그런 관습을 무시 할 수가 없어서 암소를 몰고 갔습니다. 사실 제 아내는 한 마리의 암소면 충분히 혼인을 승낙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정말 사랑한 여인이 스스로 자기 자신의 가치를 한 마리의 암소 값에 한정하고 평생을 사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자신을 두 마리나 세 마리를 받았던 처녀들과 비교하면서 움츠려져 살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청혼 때 몇 마리의 암소를 받았느냐가 평생 동안 자기 가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세 마리를 훨씬 뛰어넘는 아홉 마리를 생각해낸 것입니다. 결혼하고 나서 아내에게 공부를 하라거나 외모를 꾸미라고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있는 그대로의 아내를 사랑했고, 또 사랑한다고 이야기 해 주었을 뿐입니다. 처음에는 무척 놀라 하던 아내가 차츰 저의 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나에게 암소 아홉 마리의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후로 아내는 ’암소 아홉 마리‘에 걸 맞는 사람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아내는 더욱 건강해지고 아름다워져 갔습니다. 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아내를 사랑하지만, 이제 아내는 결혼 할 당시의 모습보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더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수근 대던 동네 아낙들도 요즘은 제 아내의 밝은 미소를 사랑해 줍니다. 누군가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최고의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면 자신에게 최고의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암소 아홉 마리‘로 배운 인생의 교훈이었습니다.”

이 글은 KBS1"TV동화 행복한세상"에 방영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야기입니다. 필자의 감상을 적지 않았음은 원작의 내용이 전해주는 교훈의 깊이와 내용이 저마다 제각기 각각 다를 것임에 저의 개인적인 감상이 올바른 전달에 방해될까가 두려워 원작 그대로의 내용을 인용해 그대로 옮긴 것이오니 이 점 참고 하시고 읽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내 소중한 아이들에게 또는 내 소중한 이웃들에게 이렇게 좋은 내용의 글들을 전달해주면 "지금 보다 훨씬 더 행복해 지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저의 소박한 꿈 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행동한 것 만큼 대접을 받는 법이고, 남을 인정해 준 것
만큼 다같이 성장하고 복을 받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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