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의 이해 (2부)
이름     김춘근 날짜     2015-02-10 12:40:35 조회     2508


(클래식 음악은 어렵다는 관념)



클래식을 즐겨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대체로 이렇다


클래식은 너무 어려워요, 노래가사가 없는데다 곡이 너무 길어서 듣기 지루하고


누구의 무슨 협주곡 몇 번이니, 무슨 교향곡 몇 악장이니, 제목도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 가요나 팝송은 아무 준비 없이 들어도 멜로디와 리듬이 가슴에 와


닿는데, 클래식은 사전지식 없이 들으면 뭐가 뭔지 잘 알 수 없어서 좀처럼 가까워지기


어렵다는 불평도 흔히 들을 수 있습니다.


혹자는 클래식을 알면 유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바흐니,


헨델이니, 모차르트니, 하이든이니, 베토벤이니, 슈베르트니 등 클래식 음악을 열심히


들어보지만 아무리 들어도 제목조차 외우기 힘들어 손을 놓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클래식음악이 거대한 산으로 보이고 그 산을 넘지 못하는 자신이 보잘 것


없게 느껴져 결국 이렇게 외칩니다. “역시 클래식은 아무나 듣는 게 아니야”

“클래식은
음악을 전공한 사람이나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멀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식은 결코 어려운
음악도 아니고 아무나 들을 수 없는 음악은 더더욱 아닙니다.
 
조금만 준비하면 누구라도
들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음악입니다. 물론 연주까지는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왜 준비가 필요할까요?)


 


그 이유는 클래식음악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중에는 간혹 아버지나 어머니가 학창시설에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사진속의 부모님 모습이 어떻게 보이던가요? 세련되고 멋져 보이던가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꽤나 촌스럽고 이상하게 보일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유행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눈에는 부모님의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이 더없이 촌스러워 보이겠지만 아마 그 당시 부모님은 멋쟁이


소리를 들었을 것입니다.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


옷차림이나 머리모양처럼 음악에도 유행이라는 것이 있고 사람들이 취향은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몇 십 년 단위로 취향이 바뀌는데 하물며 수백 년 이라는 긴 시간동안


취향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이상한 일이겠지요


반면 가요나 팝송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만들어진 음악이므로 현대인의 취향에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어렵지 않고 듣는 즉시 감동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 클래식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지금으로부터 수백 년 전 유럽에서 만들어

진 음악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가요나 팝송이 쉽게 느껴지는 것도 흔히
 
이야기하는 것처럼 음악의 질이 낮기 때문은 아니고 현대인의 취향에 맞추었기 때문에

친근한 것입니다.

클래식은 오래전에 그것도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전혀 다른 곳에서 만들어진 음악이기
 
때문에 즐기기 위해서는 약간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언어를 알아야 하듯,

옛날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옛날 사람들이 쓰던 말을 이해해야 하듯,

수백 년 전 서양사람들이 즐겨 듣던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어느 정도 지식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그 시대의 분위기나 작곡가들의 사회적 지위, 생활 그리고 그 곡의 탄생배경, 악기나
 
음악의 발달 정도를 알아둔다면 음악을 이해하는데 한층 도움이 되겠지요. 특히 클래식
 
음악이 만들어지던 당시에는 “음악의 형식”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으므로 형식은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그런 기초지식을 어느 정도 갖춘다면 클래식을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다음단계로 또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나올 법 합니다.


클래식 음악이 대체 뭐기에 공부까지 해서 들어야 한다는 거야!


시간도 없고 더 좋은 관심분야도 많은데 귀찮게시리......


패티김, 나훈아, 조용필, 소녀시대의 노래는 아무 준비도 없이 신나게 들으며 삶의

희노애락을 즐기면서 들을 수 있는데 말이야......물론 틀린 말 아닙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답을 같이 해 보도록 합시다.


클래식은 “룰을 알고 즐기는 야구 게임과 같다” 라고, 룰을 모르고 보면 아무 흥미도

느낄 수 없는 게임에 불과하지만 몇 가지 룰을 익히면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는 야구 게임 말입니다.

바둑도 마찬가지입니다. 룰을 모를 땐 그냥 오목이나 하고 땅따먹기만 하지만 일정한
 
룰을 알고 정석을 알면 그윽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앉아서하는 게임 중에 가장 재미있는
 
게임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무엇이던지 그윽한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약간의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간사

만고의 진리를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클래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준비 없이 들으면 어렵고 막막하지만 조금만 공부를 하고 들으면

음악이 주는 환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답니다.

소녀시대의 노래가 특별한 룰을 알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공놀이 정도라면, 클래식은 룰을 알아야 즐길 수 있는 야구경기라는 것입니다. 

(다음회에 계속 ...)


 


  한마디하기(최대 255자 까지)
이름 :  비밀번호 :  
Comment :